<송광사에서 출가>

박희승/ 스님 법명과 당호가 어떻게 되십니까?

용명스님/ 본이름은 조병구이고 성관은 한암스님한테 받은 법명이고 당호는 용명이지.
구하스님한테 받았어. 구하스님한테 건당했지.

이경순/ 스님께서는 1906년 전남 보성에서 출생하시고 8세부터 서당교육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님의 가정환경은 어떠하셨습니까?

용명스님/ 농사짓고 살았어.보통 밥 먹고 살 정도였어. 5남매의 막내였어

이경순/ 스님께서는 서당에서 한문 수학중인 14세 때 1919년 3.1운동을 맞아 우국지사의 손발이 되어 벽보를 붙이고 서신을 전하는 활동을 하셨다고 이전 신문인터뷰에서 말씀하셨는데 (주...[3.1절 맞아 찾아온 독립유공자 용명스님]..불교신문 1987년 3월 4일..)그때 일을 회고해 주시지요.

용명스님/ 3.1운동 때 한일은 없었고 촌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 이듬해에 서재필씨가 고향에 와서 장날 연설을 했지. 그 무렵 아이들도 서재필이라는 이름은 듣고 있었거든. 아이들과 함께 연설을 들으러 갔어. 연설을 들으러 가니까 어떤 사람이 신문지에 독립만세라고 쓴것을 우리보고 여기저기 붙이라고 했지. 그래서 뭔지도 모르고 붙이고 돌아다녔어. 그런데 순사들이 나와서 먹물 총을 쏴 가지고 아이들을 붙잡았지.

이경순/ 18세 송광사에서 출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당시 은사가 삼일암 오호연스님이셨죠 ?

용명스님/ 그 전해 가을에 친구 세명이 어울려서 송광사에 갔어. 그게 음력 9월초였는데. 삼일암이라는 곳에 갔는데 삼일암은 선방이었어. 신발만 네 댓 켤레 있고 기척이 없었어. 그때는 내가 좀 별나 가지고 문을 조금 빼꼼 열어 보니까 스님들이 벽을 보고 앉아 있더라고. 내가 어렸을 때 중들이 동냥을 오면 걸망을 빼앗고 쫓아 보냈었거든. 그런데 그 삼일암 스님들은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으니까 이상하더라고. 조금 기다리니까 한 중이 변소에 간다고 나오더라고 그때 나는 양반행세를 하고 "중, 자네는 무슨 이유로 벽을 보고 앉아 있었노?" 하고 물으니 그때 그 스님이 최혜암스님이었는데 이야기를 하더구만. "우리는 도를 깨려고 앉아 있습니다." 도를 깬다는 그 말에 귀가 번쩍 뜨이면서 "뭐 도를 깨!"  하며 벽력같은 소리를 질렀지. 그 스님이 "도련님! 왜 그러십니까?" 하더군. 그래서 나도 도를 깨야겠다 했지. 그러니 그 스님이 도는 힘으로 깨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깨는 것이라고 하쟎아. 그리고는 그 스님이 뜬금없이 바닷물을 한 입에 다 마실수 있느냐고 물었어. 그래서 그리 할수 없다니까  바닷물을 한입에 다 마실수 있다면 그것이 도를 깨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그 말이 귀에 쏙 들어왔어.그래서 친구 둘을 보내고 그때부터 절에 머물러 마당 쓸고 목욕물 데우고 밥을 짓고 지대방에서 자면서 지냈어. 설을 세고 부모님한테 허락을 받고 오라고 해서 집에 갔지. 묘에 성묘하고 어른들을 찾아가 인사했어.어른들은 절대 반대를 했지만 나는 그것을 해야겠다고 해서 절에 왔어.

다음...한암스님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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