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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바에 의하면. 환경과 사연은 전생에 자기가 지은 업(業)의 결과로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고 자기가 책임지지않을 수 없다. 이제 그 환경과 인연이 어떤 것이든지 이미 주어진 업보(業報)이므로 어떻게 할 수가 객관적이고 실제적인 것이다 빈곤한 가정에 태어 난 것도  이제 다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요.총명하지도 못한 것도 이제 어떻게 할수가 없는 것이다. 또 천재지변(天災地變)을 만나서 가족을 잃고 재산이 탕진된 것을 아무리 원망하여 본들 무순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나 이 환경과 사연을 어떻게 받으며 대처하여 갈 것인가 함에 이르러서는 그것은 우리들의 정신과 힘의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언제 까지나 비관만 하고 남의 협조만 바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치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에 비유하면. 이 캔버스 위에 비관과 실망의 그림을 그릴 것인가? 줄거움의 색채를 칠할 것인가? 불만족의 음영을 던질 것인가? 만족한 광채를 칠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혀 자기의 의사에 있는 것이다.

성격이 음험(陰險)하면 결과와 환경도 악화해 지는 것이요.

성격이 선량하면 결과와 환경도 밝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정신력이 무엇보다 우리에게 중대한 것이다.

그래서 불교의 업론정신(業論精神)은 선업(善業)이나 악업(惡業)을 받을지라도 그에 속박되지 말고 전환하려는 데 있는 것이니 캔버스 위에 어떠한 그림을 그릴까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생명은 끊임없이  신장(伸長)하여 가고 있다. 초목은 우마(牛馬)나 사람에게 밟혀 꺾어지더라도 생명의 새움이 돋아나고 있다. 이와같이 업보에 짓밟혀 눌려 있더라도 우리의생명은 끊임없이 치솟으려는 힘이 용솟음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생명은 그렇게 쉽게 뻗어갈 수가 없다. 구원(久遠)의 업습(業習)에 눌려서 뻗어간 생명의 줄기는 곧게 솟아오르지 못하고 비틀려서 뻗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석가세존께서는 이 생명의 비의(秘義)에 입각하여 업(業)에 눌려 있는 가운데로부터 곧게 생명이 솟구쳐 나올수 있음을 가르치셨다. 그것은 생명의 인인각자(人人各自)의 창작인 까닭이다. 주어진 환경인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것이다. 대개는 비관(悲觀)의 그림과 참담한 그림과 검은 그림과 미(迷)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교양을 받은 자와 믿음의 뿌리가 있는 자는 깨달음의 그림을 그리려고 애쓴다. 이것이 우리인간들의 정신적 자유력(自由力)인 것이다.

우리는 이 자유의 의지(意志)에 의하여 전개된 경과를 좋은색채로 물들이고 환경을 밝은 빛깔로 물들여서 그것을 개조하고 향상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중요한 문제인데 기신론(起信論)에서는 뻗쳐 올라가려는 생명력을 내훈(內熏)이라 하고 밖으로 물이 들어서 병든 싹을 외훈(外熏)이라고 이르는 것이다.

빈궁하였기 때문에 분발노력하여 큰부자가 되고 몸이 허약하였기 때문에 위생에 주의하고 건강을 회복하여 강한 체력의 소유자가 되고 또한 장수하는 이가 있다.

가정불화로부터 구도(求道)의 길을 밟는 이가 있고. 자기의 열등의식을 고처서 도리어 우승(優勝)한 의식(意識)을 갖게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다 주어진 환경의 캔버스에 훌륭한 그림을 그리는 때문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원시경전(原始經典)인 아함경(阿含經)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 비구(比丘)들이여. 외도(外道)가 달려와서 무고히 너희들을 치고 때리되. 몽둥이와 칼로써 치는 자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이때를 당하여 비구는 보복할 마음을 가져서는 않이 된다. 이것이 다 나의전생에서 지은 과보니까 달게 받으리라 생각하고 거슬리지 말라. 

설사 도둑이 와서 톱을 가지고 너의몸을 켜더라도 싫어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싫어하는 마음을 갖는자는 나의 가르침을 지키는 자가 아니다. 그럴수록 정진하고 정념(正念)을 파하지 말며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고 있어라. 그리해서 나의 육체상에는 주먹세레가 오고 장검(杖劍)빗발이 쏟아지더라도 이것은 다 나의 전생의 업보(業報)라 생각하고 앙갚음할 생각을 갖지 말 것이며 상대자를 불쌍히 생각하고 보복도 하지 말라.이러한 경우를 만나서 불법승(佛法僧)을 생각하여 원친(怨親)을 평등한 마음으로 대하라. 그렇지 못하면 갓 시집온 여자가 시아버지에게 반해서 마음을 움직임과 같아서 결국은 자기의 손실이 되나니라. 만일 불법승(불法僧)의 삼보(三寶)를 생각하여 평등한 마음을 지닐것 같으면 참지 못할 것이다 없어서 얻는 바가 많으리라] 하셨다.

그러니까 우리는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마음을 동요시키지 말고 더욱 그것에 의하여 캔버스 위에 제나름의 그림을 그려 가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옛적에 상불경(常不經)보살이 있었다 그 보살은 남을 깔보지않고 항시 존중시하였다.하여 상불경이란 이름을 가졌는데. 그는 네거리 길 가운데서 남녀간에 사람만 만나면 합장예배를 하며. [당신들은 훌륭한 분이십니다. 미래세(未來世)에 반듯이 성불(成佛)을 할 것이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예배를 하고 찬탄합니다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반대하여 말하되.

"너나 잘 닦아서 성불하던지 말던지 하지. 남에게까지 성불하라는 말을 하지 말라. 네가 무엇인데 남더러 건방지게 부처가 될 것이라고 수기(搜記).예언(豫言)을 한다는 말이냐."하며 욕설을 퍼붓고 미친 자라고 비웃고 꾸짖었다.

그러나 상불경보살은 화를 내지 않고.

[ 당신들은 훌륭한 분이니까 당래(堂來)에 꼭 성불하실 줄 압니다 ] 하고 합장예배(合掌禮拜)하기를 계속 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고맙게 받아들이지 않고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갈기고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로 차고 심지어는 몽둥이와 돌로 상처를 입히며 가해(加害)를 하였다. 그러나 상불경보살은 조금도 원망하는 기색이 없이 멀리 서서 절하고 찬탄 하였다 한다.

그러면 이 상불경보살은 누구인가? 다른 사람이 않이라 석가모니불 전신(前身)이었으니.

[나는 이렇게 마음을 썼기 때문에 필경에는 성불을 하였나니라]하셨다.

또 금강경(金剛經) 에 보면.

"옛날에 인욕선인(忍辱仙人)이 있었다. 그는 산중에서 바위밑을 방으로 삼고 홀로 앉아. 어떤 고행이라도 참고 어떤 박해라도 달게 받으리라. 굳게 결심하고 수도에 전념하고 있었다.

이때에 가리왕(迦利王)이라는 임금이 있었는데. 그는 어느 봄날 산중으로 사냥을 가서 시녀들과 즐겨 놀다가 술에 취하여 떼를 지어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바위밑을 바라보니 어떤 수도인(修道人)이 세념(世念)을 잊어버리고 선정(禪定)에 들어 있었다. 호기심이 생긴 시녀들은 함께 그 도인(道人)에게 몰려가서 예배하며 그로 하여금 삼매(三味)에서 깨어나게 하였다.

[ 어떤 부인(夫人)들이 온데  이렇게 와서 요란하게 수선을 부리심니까?] 하고 수도인은 무거운 입을 열었다. 하자

"저희는 대왕을 모시고 나온 궁녀들이온데 조금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이곳을 오게 되었읍니다. 선인(仙人)은 수도행자(修道行者)이신 듯한데 무슨 공부를 하십니까?) 하고 묻자.

그 수도인은.

[ 나는 인욕행(忍辱行)을 합니다]

"인욕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오며 그 공부의 공덕은 어떠 합니까"

[ 인욕공부란 것은 세상에 다시 없는 억울한 일이라도 잘 참는 것이 인욕공부이며. 인욕공부의 결과는 필경에 부처가 되는 일인가 하오. 세상살이는 괴로운 것이요 속절없는 것이요. 무상한 것이요. 무아(無我)한 것임니다]라 고도 근엄한 음성으로 말했다. 궁녀들은 이 수도인의 설법(說法)에 심취(心醉)되어 날이 저물어 가는 것도 몰랐다.

대왕은 깊은잠에서 깨어나 좌우를 돌아보니 시녀들이 한사람도 없는지라 화가 치밀어서 장검을 빼어들고 성난 호랑이와 같이 이곳 저곳으로 돌아다니다가 보니 어떤 남자가 앉아서 무엇을 지껄이고 시녀들은 그 말을 듣느라고 정신을 잃고 있는것 같았다.

가리왕은 칼을 빼들고 달려가 소리 쳤다.

(너는 무엇을 하는 놈인데 이렇게 남의 시녀를 유인하여놓고 함부로 지껄이고 앉아 있느냐?)하자. [ 인욕행자로서 인욕행(忍辱行)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그리고 또 여자들은 자기들이 스스로 찾아온 것이지 내가 유인하여 온 것이 아니며 나에게 무슨 공부를 하느냐고 묻기에 내가 공부하고 있는 진리를 설명하여 주었을 뿐임니다 ] 하자 대왕은.

"건방지게 네가 인욕행을 하는 자라고 하느냐? 내가 너의몸을 갈기 갈기 찢어 놓아도 능히 견디겠느냐?" 하자 인욕행자는.

[환(幻과 같은 내 몸이요 바람과 같은 내 몸이거니 어찌 애착하리까. 사대가 본래 허망 하고 오온이 원래 공 한것 (四大本虛 五蘊本空)이니 어찌 아낄 것이 있사오리까? ] 하니.

이 말을 들은 대왕은 그 칼로 선인의 수족(手足)을 베고 눈을 빼고 코를 자르고 온몸의 살을 산산이 찢어 놓았다. 시녀들은 이 참극을 보고 오돌 오돌 떨면서 울고 있었다. 그러나 선인은 눈 한번 까딱하는 일도 없었고 참느라고 애 쓰는 빛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왕은 도리어 공포에 찔려 말하되. 

"내가 죄없는 선인을 이렇게 박해하였으니 어찌 하면 좋단 말인고?."하며 몸둘 바를 몰랐다. 

이때에 선인이 말하되.

[대왕이시여~하고 싶은대로 다 하였읍니까? 나의 인욕행이 거짓이 아니요 진실된 것이라면 갈기 갈기 찢낀 이 사지육체를 도로 붙여 놓을 수도 있을 것이요] 인욕선인 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제석천신(帝釋天神)이 하강(下降)하여 산산이 찢어진 살점들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선인은 천신(天神)에게 대하여 고마운 마음도. 은혜스럽다는 생각도 내지 않았다.

[이 인욕선인이 어찌 다른 사람이랴? 나 석가여래(釋伽如來)의 과거전신(過去前身)이니라.]

여래는 이러한 원친(怨親)에 무심(無心)한 인욕행(忍辱行)을 실천하였기 때문에 필경에 성불(成佛)을 하였나니라 ]하셨다.

이것을 보면 불교에서 악인악과(惡因惡果)를 선인선과(善因善果)로 돌리려는 노력이 어떠한가를 알 만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