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성립) - 본연부(本緣部)

 

본연부의 경전은 크게 본생담(本生譚)을 수록하고 있는 불전(佛傳)계통의 경전과 비유(譬喩)계통의 경전으로 구분 할수있다. 본연부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전은 불전계통의 경전이라고 할수 있는데 불전이란 부처님의 전기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예화나 인연담을 싣고 있는 경전을 이르는 것이다.

 

불전의 구성은 시각적으로 볼때 크게 4단계로 나누어진다.

1) 부처님의 과거세 이야기로부터(본생담)이라 일컬어지는 경전군(經典群)이다. 이 본생담이야 말로 본연부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내용이라 할 수있다. 본생담의 성립배경은 다음과 같이 말해진다.

 

* 살아있을 때의 석존은 진리를 체득한 인격자였으나 그의 위상은 여타의 제자들이 결코 다가설 수 없는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신앙과 귀의의 대상이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가르침을 주는 스승으로서 존경받고 숭앙되었다. 따라서 제자들은 석존의 말씀을 듣고 수행하여 그와 똑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고 석존역시 그렇게 인정하고 있어던 것이다. 그러나 석존의 열반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붓다는 스승이라기 보다는 다른이가 그 위대함에 경배할 수 밖에없는 신앙의 대상으로 변모 되었으며 보다 특별한 존재로서 그를 해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서 점차적으로 부처님의 위대함이 강조됨에 따라 그와 같은 위대한 인격은 단지 현세에서의 수행만으로 완성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수많은 생애 동안의 수행과 공덕으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거기에는 인도 재래의 윤회설과 선인선과(善因善果)를 설하는 불교의 삼세 업보설(三世業報說)이 사상적 바탕으로 작용 했음이 사실인 것이다.

 

본생담은 석존의 그러한 전생 수행의 구체적 사례를 모은 것으로 현존하는 "팔리5니카야" 중 중의소부에 실려있는 547종의 본생담이 그 대표적 예이며 한역으로는 "현우경(賢愚經). 육도집경(六度集經). 생경(生經) 등이 본생경의 전형인 것이다.

그러함으로 본생담의 모든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세 부분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째. 현재세 이야기인 부처님이 어떠한 인연에 근거하여 과거세의 일을 이야기 하게 되었는지 그 유래세를 설하시었다.

 

둘째. 과거세 이야기인 현재세의 일을 일으킨 원인이 되는 과거세의 유래 또는 현재세와 유사한 과거세의 일들을 설하시는데 바로 본생설화의 주요 부분이다.

 

셋째. 결함구인 현재세의 등장 인물과 과거세의 지난일을 결합하여 그 인과관계 또는 동질성 을 밝혀주는 결론적 부분이다.

 

이러한 본생담은 원래 인도의 갠즈스강 유역에서 옛날부터 민중들 사이에 행해지고 있던 교훈적인 우화.민담.전설을 불교적으로 각색하여 그 주인공을 과거세의 석존(보살로 지칭된다.) 으로 대치한 것이다.

따라서 본생담 속에 석존 즉 보살의 모습은 인간에 국한되지 않고 때로는 짐승으로 때로는 신으로 다양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는데 그점은 본생담의 소재가 민담 등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모든 세계에서의 보살행을 드러내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본생담은 사회적 감화가 상당히 커 조각이나 회화의 소재로도 이용되었으며 많은 민중을 불교에 귀의시켰던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원래 본생경은 9분교(九分敎)의 하나로서 그성립이 매우 빠르며 여러가지 자료를 검토할 때 대략(B.C 2-3)세기에는 성립 되어 있었으리라 추정된다.

이상과 같이 "본생담"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이거니와 이와같은 개별적인 설화는"석가보살"의 전세 3 아승지 91겁 동안의 수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불전의 첫 단계는 본생담의 주제처럼 오랜수행과 공덕을 쌓은 석가보살이 처음 연등불을 만나 수기를받고 육바라밀의 수행을 하여 "일생보처보살"이 되어 도솔천에 오르기 까지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불전의 두번째 단계는 보살이 도솔천으로부터 마야부인의 모태에 들고 탄생과 성장과정을 거쳐 출가 수행한 끝에 보리수 아래서 성도하기 까지의 이야기이다. "수행본기경"은 바로 불전의 1.2 단계까지를 싣고있는 대표적 경전이다.

 

불전의 세번째 단계는 성도후 45년간 부처로서 여러곳을 다니며 사람들을 교화 시키는 이야기 이다. 대부분의 불전은 부처님의 중생교화 활동의 몇 가지를 "예"로서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있으며 "중본기경"(中本起經). 태자서응본기경(太自瑞應本起經) 등이 그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불전의 4번째 단계는 불멸(佛滅)과 불멸후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있는 것으로 열반경(涅槃經)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듯 불전은 넓은 의미에서 본생담까지 포함하여 부처님의 전기를 다룬것으로 첫단계에서 네번째 단계까지 결합하여 비로소 완전한 형식을 갖추게 된다. "불소행찬(佛所行讚) 불본행경(佛本行經)" 등은 그와 같이 완전한 형식을 갖춘 불전문학의 대표적인 경우지만 그러한 불전의 시기적으로 훨씬 후대의 성립이라고 볼수있다.

 

본연부의 핵심은 이상과 같은 "본생경"을 포함한 불전문학이라 하겠으나 비유(譬喩)계통의 경전 또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유"는 자타카와 함께 설화의 성격이 가장 강한 문헌들이다. 비유에등장하는 중심인물은 현재의 이야기속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으로서의 붓다가 아니라 불제자 또는 신도이며 그는 전세에 석존이외의 "과거불" 아래서 선행을 한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석존이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불제자를 결합하고 있는 형식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이 항상 엄밀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고 후대가 될수록 자타카와 섞여있는 경우가 많다.

 

비유는 9분교(九分敎)에는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나 12분교의 하나로 편성되며 "찬집백연경"(撰集百緣經) 등과 같이 우화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에게 교훈적인 깨우침을 주는 것이 있는가 하면 법구경(法句經). 장로게(長老偈) 등과 같이 게송이 중심으로 된 경전들이 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