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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지식 (善知識 . 善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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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불교는 "신격화(神格化)된 가치나 존재를 신앙의 대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석존께서 깨달음을 이룬후 스스로 생각하기를 "정법"에 의지하리라.[장아함.존증경] 했던 점에서도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정법(正法)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그 길로 바르게 인도해 줄 스승이나 벗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다. 선지식의 중요성은 그런 차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선지식은 범행의 전부"이며. "여래를 선지식으로 삼아 수행하라." [잡아함.726]는 말씀은 선지식의 소중함을 단적으로 표명한것이라 하겠다. [본생경] 272장에는 함께 있는 선우(善友)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은 예화를 통해 일깨워주고 있다.

" 옛날 보살은 어떤 숲속의 목신(木神)으로 있었다. 거기서 멀지 않은 숲속의 가장 큰 나무에 다른 목신이 살고 있었다. 그 숲속에는 사자와 호랑이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두려워하여 아무도 거기가서 농사를 짓는다거나 나무를 벨수 없었고 거기와서 기웃거리기 조차 못하였다. 그 사자와 호랑이는 짐승들을 잡아먹고 그 남은 것을 여기 저기 버려 두었기에 숲속은 더러운 송장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저쪽 어느 한 목신은 미련하여 사리도 모른체 보살에게 " 사자와 호랑이를 쫓아버리자 "라고 말하였다. 이에 보살은 " 여보게. 저들 덕분으로 우리가 사는 이 나무는 보호되는 것인네. 만일 저들을 쫓아버리면 인간들이 들어와 우리 머무는곳은 파멸되고 말 것이네. 그것은 그대도 좋아하지 않겠지" 하며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나쁜 벗과 함께 있으면

큰 안락은 파괴되리라

마치 현자가 그 눈을 보호하듯

먼저 나의 뛰어남을 지켜야 하네.

선한 벗과 함께 있으면

큰 안락은 더해 가리라

마치 현자가 할 일을 다하듯

먼저 나의 삶을 세워야 하네.

그러나 그 미련한 목신은 알아듣지 못하고 어느날 무서운 형상을 나타내어 사자와 호랑이를 쫒아 버렸다. 그들이 다른 숲으로 간 것을 안 사람들은 숲으로 들어와 나무를 베어내고 밭을 만들어 농사를 짓게 되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볼 때 초기경에서의 선지식은 정견(正見)등을 일으키고 증장시키는 요인으로서 강조되었으며 [잡아함 778-780 경 ]. 그러한 선지식의 중요성은 대승경전. 특히 [화엄경]에서는 더욱 강조되어 " 선지식을 따르는 일은 불법을 배우는 열가지 일중의 첫번째로 꼽히고 있을 정도이다. [이세간품] 유명한 [입법계품]의 선재동자 구법 편력은 다름아닌 선지식 탐방이 그 주제인 것이다.

( 4 ) 죄인 구제 [성전.p 154의 사형수 구제 관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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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출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설이 행해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중생에 대한 연민" 이라는 측면은 "중생들을 깨우치려는"[예컨대 법화경]의 경우 목적과 더불어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부분이다.

"내가 아득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무수한 행을 닦으면서 부처의 도를 이루려고 한 것은 바로 죄에서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서이다"[출요경.화품] 라는 말씀은 그런 사실을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또한 [대장엄론경 권2]에서는 죄인을 심히 벌하려고만 하는 자들에게 "그는 마치 땅에 쓰러진 사람과 같으니 안아 일으켜 주어야 하리라."는 것도 같은 맥락의 표현인 것이다. 그렇기에 "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비추는 광명을 보면. 귀머거리나. 장님이나. 벙어리나. 또 고문을 당하는 사람의고통이 저절로 그치게 된다." [출요경.법지품]는 이야기도 있게 되는 것이다. [법구비유경. 도장품]에서 병을 앓는 장로비구를 부처님께서 손수 간호 하시며. " 여래가 세상에 나온 까닭은 외롭고 곤궁하고 재앙을 만난 이들을 위해서 이니라." 라고 설하시는 장면도. 부처님의 중생을 향한 사랑을 담뿍 느끼게 해 준다.

** 이제 [대장엄론경 11권 ]에 나오는 "수닷타" 장자의 종 복리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곤궁하고 빈천한 자들에 대한 부처님의 자비를 생각 해 보기로 한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안거를 마치시고 사위성을 떠나려 하자. 그 나라의 국왕이며 제상이며 장자 등 모든 사람들이 슬퍼하여 부처님의 떠나심을 만류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수닷타 장자가 슬퍼하는 것을 본 그들중의 한 복리가는 자기가 부처님을 머무시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수닷타 장자는 " 이 나라에 왕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여래에게 청하였어도 이를 수 없거늘 그대가 무순 힘이 있어 그럴수 있겠느냐." 고 하였다. 복리가는 대답 하기를 " 저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만 세존께 대비(大悲)의 마음이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 하며 다시 게송으로 말 하였다.

일체 종지에 머무시며

송아지를 생각하는 어미소처럼

자비로써 중생들을 교화하시는

그 마음엔 지침이 없으시니

번뇌의 깊은 바다에 빠진 중생을

여래께선 항상 구제해주시려고

마치 어미소가 송아지를 잃고서

도로 찿기 위해 머무르듯 하시나니

반드시 도로 계시게 할 수 있으리라. (하략)

그 복리가는 곧 여러 종들과 함께 기원정사로 가서 부처님이 들으시도록 말 하였다.

국왕과 대신

찰제리. 바라문 등

모든 존귀한 이들이

다 부처님을 공양했으매

저도 이제 원을 세워

정성으로 즐거이 공양 올리고자

이제 부처님께 청하오니

원컨대 이 청을 들어주소서.

이미 존귀한 여러 사람들이

세존께 권청하긴 하였지마는

대자대비하신 여래께서

저의 청만은 마땅히 받아주시리.

세존께서는 마음이 평등하사

높고 낮음이 있을 수 없어

아주 미천한 누구에게나

제석처럼 고귀한 사람에게나

어떠한 차별도 없사옵니다.

제가 빈궁한 세계 속에서

한없는 괴로움에 헤매었으니

세존께선 응당 가엾이 여기사

빈궁에 빠진 나를 건져주시리.

제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해

공양한 적 아직 없사오나

신해(信解)하는 마음만은 지니고 있습니다.

이 몸이 저의 것이 아니고

남에게 매어 자유롭지 못하여

부처님을 항상 따를 수는 없아오나

원컨대 이제 저의 청을 들어 주소서.

부처님께서 만약 멀리 가신다면

저희들 마음은 미칠듯할 것이며

육신은 이미 공양했으니

부처님께서 만약 더 머무신다면

법의 몸도 공양할 수 있을 것이며

부처님의 설법도

다 받아 행하겠습니다.

원컨대 여기에 더 머무시면서

저희들에게 언교(言敎)를 내리소서. (하략)

복리가의 말을 들으신 부처님께서는 그의 간절한 마음을 아시고. "멀리서 그대의 마음을 관찰하기만 해도 나는 당연히 오겠거니와 이제 그대를 직접 보고서 차마 떠나 갈수 없도다." 하시며 복리가의 청을 받아들여 사위성에 머무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