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와 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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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와 발원은 일상적인 종교생활에 있어서 매우 강조되는 덕목이다.
모두가 새로운 종교심을 가다듬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참회의 경우 '본연부' 경전에서는 여러가지 '예화' 가운데 부분적으로 언급되고는 있으나
순전히 그것만을 주제로 하여 다루어진 경우는 발견 하기가 쉽지않다. 단지[중경찬잡비유경] 40장과 [구잡비유경] 8장에 음주(飮酒)와 관련하여 참회의 공능이 설해지고 있을정도 인데 여기에서는 전자의 내용을 설해본다.
** 제타 숲 밖 7리쯤에
술을 잘 마시는 어떤 노인이 있어다. 아난다는 그에게 가서 말했다.
"지금 부처님이 여기에 계십니다. 가서 뵈옵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나도 그 소리를 듣고 가서 뵈옵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사람들에게 다섯가지 계율을 주시면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십니다. 내가 술을 못 마시게 되는것은 어린애가 젖을 얻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곧 죽고 말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견딜수 없기 때문에 가지않는 것입니다." 하고 또 가서 술을 마셨다. 그는 술에 취하여 저문 날에 돌아오다가 다리가 나무에 걸려 땅에 쓰러졌다. 마치 큰 산이 무너지는 것과 같아서 온 몸이 모두 쑤시고 아파 왔다. 그는 스스로 말하기를. 이 아품이 과연 유쾌한 것인가? 그러나 '아난다'가 항상 "부처님께 가라" 라고 말했으나 그 말을 따르려 하지 않았더니. 지금 이 고통은 말할 수가 없구나! 하고 집안에 이르고는 부처님께 나아 갔다. 그때에 '아난다'는 그 노인이 오는 것을 보고 기뻐하여 부처님께 사뢰었다.
"제타숲 밖에 사는 노인이 와서 문 밖에 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그 노인은 혼자 올 수 없다". 오백마리 코끼리와 함께 온 것이다. 아난다는 말하였다.
"오백마리 코끼리가 없이 혼자 왔습니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오백마리 코끼리는 그의 몸속에 있느니라." 이에 아난다는 그 노인을 불렀다. 그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예배하고 사뢰었다. "저는 오래전부터 부처님께서 여기에 계시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그러나 미련한 소치로 일찍 와서 뵈옵지 못하였나이다. 원컨대 부처님 께서는 용서 하시고 저의 죄를 없애 주소서" 부처님은 그에게 물으셨다. "오백대 수례의 섶나무를 땅에 쌓고 모두 태워버리려고 하는데 몇 수례의 불이라야 다 태울 수 있는가?" 그는 사뢰었다. "많은 불이 필요 없나이다. 콩알만한 불로 태우면 잠간 사이에 모두 없어질 것입니다." 부처님은 또 물으셨다. "그대는 그 옷을 얼마동안 이나 입었는가?" 그는 대답 하였다. "이옷을 입은지는 일년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또 물으셨다. "그 옷의 때를 빨려면 몇 해나 걸리 겠는가?" 그는 대답 하였다. "순잿물 한 말로 빨면 잠간동안에 깨끗해질 것입니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그대의 쌓은 죄는 오백대 수례의 섶나무와 같고. 또 일년 입은 옷의 때와 같다. 노인은 여래를 쫓아 다섯가지 계율을 받들어 가저라."
이 예화는 참회의 공능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으로 자신의 죄업때문에 자포자기 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담뿍 담겨진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참회의 이야기는 주로 계율과 관련되거나 혹은 아함에서 중시 되었던. '참괴(慙愧부끄러움)'의 교설과 결합하여 나타나고 있다.
발원의 경우는 훨씬 높은 빈도로 다뤄지고 있다. 불교는 신앙적인 의지에 의한 구원보다는 자발적인 수행에 의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발원의 비중 또한 그만큼 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잡보장경]40장 에는 다음과 같은 예화가 실려 있다.
"옛날 어떤 사람이 집이 가난하여 품을 팔아 보리가루 여섯 되를 얻었다. 그것을 가지고 집에 돌아와 처자를 기르려 하였다. 그는 돌아오는 도중에 마침 어느 도인이 발우를 들고 지팡이를 짚고 걸식하러 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저사문은 용모가 단정하고 위의가 조용하여 매우 공경 할만 하다. 한끼를 보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 하였다." 그때에 그도인은 그의 생각을 알고 그를 따라 어떤 물가에 이르렀다. 가난한 사람은 도인에게 물었다.
"내게 지금 보리가루가 있어 보시 하고자 하는데 혹 드시겠습니까?" 도인은 "좋습니다"라고 대답 하였다. 그는 물가에다 옷을 펴고 도인을 앉힌 다음에 한되의 보리가루를 물에 타서 한 덩이를 만들어 도인에게 주면서 이렇게 발원 하였다. "만일 이 도인이 깨끗이 계율을 가지고 도를 얻은 사람 이라면 나로 하여금 현재에 한 작은 나라의 왕이 되게 하소서." 그도인은 그 떡을 먹고 가난한 이에게 말하였다. "왜 이렇게 적은가? 너무 적다." 그는 이도인이 많이 먹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다시 한되를 물에타서 주면서 발원 하였다.
"만일 이도인이 깨끗이 계율을 가지고 도를 얻은 사람이라면 나로 하여금 두 개의 작은 나라 왕이 되게 하소서." 도인은 또다시 말 하였다. "왜 이렇게 적은가?" 너무도 적다."고 하자 그 가난한 이는 "아마 이 도인은 아주 많이 먹는 사람인 것 같다.그만큼 떡을 주어도 적다고 불평하는 구나. 그러나 나는 이미 발원 하였으므로 다 주어야만 한다. 라고 생각하고 다시 두되를 물에 타서 한덩이를 만들어 주면서. 만일 이 도인이 깨끗이 계율을 가진 도를 얻은 사람이라면 나로 하여금 현재에 네 개의 작은 나라를 거느리는 왕이 되게 하소서."라고 거듭 발원 하였다. 그래도 도인은 다시 적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는 나머지 두되를 마저 도인에게 주면서 "지금 이 사문이 깨끗이 계율을 가진 도인 이라면 나로 하여금 '바라나시'의 국왕이 되어 네개의 작은 나라를 거느리며. 또 진리를 깨닫게 하소서." 라고 발원 하였다.
도인은 그 떡을 받고도 그래도 적다고 불평 하였다. 가난한 이는 도인에게 말 하였다. "우선 드십시요. 만일 그것으로도 부족 하시다면 내 옷을 벗어 음식과 바꾸어 와서라도 또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도인은 떡을 먹었다. 그러나 한 되만 먹고 나머지는 주인에게 돌려 주었다. 가난한 이는 물었다. "존자 께서는 떡이 너무 적다고 불평 하시더니 지금은 왜 다 드시지 않습니까? 도인은 대답 하였다.
"그대가 처음에 내게 한덩이 떡을 줄때에는 바로 한 작은 나라의 왕이 되기를 원했었소.그래서 나는 그대 마음의 원이 적다고 말한 것이요. 둘째에도 셋째에도 네번째에도 원도 마찬가지여서 나는 그대의 원이 적다고 말한 것이지 불평한 것이 아니요. 그 때에 가난한이는 의심이 생겼다. "나로 하여금 현재의 다섯 나라의 왕이 되게 하는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아마도 거짓이리리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 하기를 "내마음을 능히 아는것을 보면 반드시 성인일 것이다. 이런 큰 복밭은 나를 속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도인은 그의 생각을 알고 곧 "발우를 던저 허공에 두고 그뒤를 따라 날아 올라가서 큰 몸으로 화하여 허공에 가득 찼다가 다시 작은 몸으로 화하매 마치 가는 티끌과 같았다. 한 몸으로 한량없는 몸이 되기도 하며 한량없는 몸을합하여 한 몸이 되기도 하였다. 또 몸 위에서는 물을내고 몸 아래서는 불을 내었다. 물을 땅처럼 밟기도 하였다. 이렇게 열여덟 가지 신통을 나타내고는 가난한 이에게 말하기를 "즐겨 큰 원을 내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하고는 몸을 숨기고 떠났다.
이 이야기는 그 가난한 사람이 실제로 '바라나시'의 왕이 되어 네나라를 거느리고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그러나 위의 경우에서는 아직 '대승적' 의미에서의 원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대승적 차원에서의 발원을 강조하는 예화는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에서 쉽게 찿아볼 수 있다]50장.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무밑에 앉아 한량없는 사람들을 위해 설법 하였다. 그중에는 '수다원'을 얻은 이도 있고 혹은 사다함이나 아나함.아라한을 얻은 이도 있어서 성자(聖者)들의 수를 이루 다 셀 수 없었다.
때에 부처님 얼굴에 깨끗한 광명이 없어지면서 마치 근심하는 것 같았다. 아난다는 부처님의 마음을 깊이 짐작하고 꿇어 앉아 사뢰었다. "제가 팔년동안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지만 오늘처럼 얼굴에ㅡ광명이 없던 적을 보지 못하였나이다. 어떤 변이 있어 그렇습니까?" 지금 누가 큰 행을 잃었사오며. 누가 악을 지어 지옥에라도 떨어지겠나이까?" 혹은 누가 근본 자리를 멀리 떠났나이까? 부처님 께서 말씀 하셨다.
"마치 장사꾼이 많은 보물을 가지고 수천만리 먼 길을 떠나 이익을 구할 때 길에서 도적을 만나 보물을 모두 잃어버리고 벌거벗은 몸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과 같다면 과연 근심 하지 않겠는가?" 아난다는 사뢰었다. "그 근심은 아주 클 것이 옵니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내가 수없는 겁동안 부지런히 도를 닦아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여 부처가 되게 하려고 하였는데 나는 지금 스스로 부처가 되었지마는 아무도 공덕을 짓는 이가 없구나. 그래서 나는 근심하여 얼굴빛이 변하는 것이다." 아난다는 다시 사뢰었다. "지금 부처님 제자로서 아라한을 얻은이가 과거에도 이루 다 셀수없이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나함과 사다함과 수다원에 있었서도 그와 같이 이루 다 셀수 없나이다. 그러 하온데 어찌하여 제도할 공덕의 인(因)이 없다고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다.
"만일 늙은 부부가 딸만 수십명을 두었다면 그래도 능히 집을 다스려 문호를 이룰 수 있겠느냐?" "이룰 수 없나이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비록 내 법으로 말미암아 수없는 아라한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내 아들이 아니다. 그래서 좀처럼 부처의 나무밑에 앉지 못한다. 그것은 마치 아무리 많은 딸이 있어도 모두 남에게 시집 가게 되면 그 늙은 부부는 고독해 지는 것이다. 나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때에 부처님은 눈물 세 방울을 떨어 뜨리셨다. 삼천 대천세계는 그때문에 진동하고 수없는 하늘과 용과 신과 사람들은 모두 위없는 바른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러자 부처님의 얼굴은 아름답게 맑아지며. 수없는 광명은 천만억으로 변화하여 보통 때보다 몇 배나 더 시방세계를 환하게 비추셨다. 그리하여 광명을 보는이는 모두 제도 받았다. '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다시 광명의 신변과 미묘함이 이러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다.
"마치 늙은 부부가 하늘에 제사하고 땅에기도하면서 아들을 구하다가 늘그막에 가서 아들을 낳아 문호(門戶)를 세운 것과 같거늘 어찌 기뻐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축하하지 않겠는가! 지금 모든 중생들은 '대승의마음을 내었다' 그래서 부처의 씨앗이 끊어지지 않겠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다."
** 이상과 같은 이야기는 부처님의 입을 빌어 '대승적인' 발심.발원의 중요성을 참으로 절실하게 잘 전해주는 '예화'라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구잡비유경'에서는 여러가지 경우를 통해 아라한의 한계와 보살의 수승함을 여실히 설하고 있어 대승적 영향이 짙게 깔려 있음을 알게 한다.
지금 까지의 본연부 경전의 '핵심적' 주제를 이루고 있는 내용에 대하여
<1>인과응보 <2>보시 <3>지계 <4>보은과 배은 <5>수행.정진 <6>무상
<7>무아 <8>참회.발원의 여덟 항목을 중심으로 그 간략한 의미와 예화를 설한 것이다.
물론 이밖에도 다양한 주제와 소제를 통하여 불교의 근본 정신을 고양 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 '본연부' 경전의 특징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위의 여덟가지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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